Sports/Cycling

[레드도트] 대구 역 7개령 라이딩

유아현 2021. 9. 18. 23:38

안녕하세요? 자린이 1년차 아현입니다~

오늘은 자전거 인생 첫 DNF를 경험했던 대구 역 7개령 라이딩 후기입니다.

 

대구 7개령 코스는 총 거리 125km에 누적 고도 약 2300m로 팔조령 (프로방스) 남성현재 이현재 곰티재 건태재 한재 그리고 헐티재를 넘어야하는 아주 힘든 코스입니다.  gpx 파일은 아래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어요!

 

역7개령 팔프남이곰건한헐.gpx
0.21MB

 

저는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신 바람에 아침 7시에 겨우 일어나서 비몽사몽으로 도트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욱리더 금만씨 노경삼촌 양피디님이 벌써 도착하셔서 탄수충전을 하고 계시더군요...

아뿔사... 오늘 멤버를 보니 겁나 힘들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제 신나게 술을 마시던게 아닌데;;

(본 라이딩은 방역 지침에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아침부터 상태가 영 별로네요...

 

 

출발 전 욱리더님께서 단체사진을 찍어주시네요. 비장한 모습으로 찰칵 ;)

상주 200k 브레베 이후 무릎 회복중인 진형이오빤 팔조령까지만 따라간다네요!

 

 

팔조령 가는길... 안개가 자욱하네요.

오늘 날씨는 선선하니 라이딩하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만 컨디션은 꽝입니다.

 

 

팔조령까지 약오르막 평지 초반부터 페이스가 왜이렇게 빠른지,

전날 먹은 삼겹살 비빔면 육회 초밥 티라미수까지 목구멍으로 올라오려합니다.

 

 

팔조령 도착! 본격 첫번째 업힐이 시작하네요. 

그래도 찬공기 맞으며 달리니 점점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진형오빠가 팔조령까지 열심히 사진을 찍어줬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팔조령 다운힐 후 신호대기중... 오늘도 노경 삼촌은 신이 나셨군요.

오늘은 컨디션 난조로 업힐에서 노경 삼촌과 같이 올라가야할거 같은데 귀가 탈탈 털릴 예정입니다.

 

 

짧디짧은 평지를 지나 깔딱 프로방스 업힐... 이거 왜 업힐에 들어가지 않는거죠? 7개령이 아니라 8개령인데...

프로방스 업힐을 지나 출출한 배를 달래러 매점에서 오뎅 하나씩 보급합니다. 

저는 속이 안좋아서 패스하고 경량화를 위해 화장실로 직행했네요. 

눈으로라도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쉬운 남성현재를 지나 이현재로 달려갑니다.

가는길에 염소 무리도 봤어요! 다같이 메에에에에~

 

 

이현재 역방향으로 올라오는건 처음인데 정방향보다 짧지만 경사도가 더 있었어요.

이때부터 슬슬 숙취로 고생을 하기 시작했네요.

원래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닌데 탈수 증세로 이현재까지 물을 3통이나 비웠답니다.

정상에서 다리에 힘풀려서 바로 주저앉았어요 ㅠㅠ

 

 

이현재 다운힐 후 물 보급을 위해 작은 매점으로 들어갑니다. 

물 한통을 다 비우는중 매점 주인 이모께서 그렇게 많이 마시면 바지에 싼다고 ㅋㅋㅋ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패드가 있는걸요.

선크림도 바르고 다시 출발합니다! 생각보다 페이스가 빨라 예상 도착 시간인 3시보다 일찍 도착할거 같더군요.

 

 

생각보다 수월했던 곰티재를 지나 건태재로 달려갑니다.

건태재 시작 쭉 뻗은 업힐을 보는 순간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아 집에서 해장이나 할껄...

경사도가 15%로 꾸준하게 이어져서 다리가 말을 듣질 않았습니다. 

 

금만씨가 찍어준 사진이네요

 

그리고 건태재에서 탈탈 털린 후 보급지로 달립니다. 

저는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결국엔 파워젤 하나 먹었네요. 처음으로 느껴보는 봉크였습니다.

평지에서 피 빨 힘 조차 없더군요. 그냥 페달링을 하기가 싫었어요.

그래도 조금 뒤 보급지가 나와 바닥으로 떨어진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어요.

얼콜 파워에이드 오예스 육포 바나나 도너츠까지 엄청 먹었네요! 잘 먹었습니다~

 

 

여기서 칼로리를 채우고 한재로 향했습니다.

한재는 팔조령 뒷길처럼 엄청 길지만 상대적으로 경사도는 낮다고 하였는데...

저는 결국 한재 중간지점에서 놓아버리고 말았네요. 

제일 후미에서 파워 150 와트로 가고 있었는데 혼자 올라가려니 도무지 힘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DNF... 벌써 정상에 도착해있는 욱리더님께 전화해서 그냥 가겠다고 하고 

근처 가장 가까운 카페를 찾아 불쌍하게 아빠차를 기다렸어요.

 

 

우연히 찾아간 카페였는데 사진 찍기 너무 좋더라구요!

역시 추석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자전거는 그만 타도 될거 같아요. 그냥 그렇다구요. 

 

기록 확인.

생각보다 트로피가 많네요! 다음에는 멀쩡한 컨디션에서 PR 갱신하러 가야겠어요.

 

 

이번 7개령 라이딩을 우습게 보고 자만하며 신나게 술을 마셨던 저를 반성하며 다시 겸손 모드로 들어가겠습니다.

7개령 끝까지 가진 못했지만 함께 해준 도트 멤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코스 계획해주신 '이'찬희씨 다음에 역7개령 두번째 도전에선 필참입니다! 빠지기 없기~

 

이상 자아성찰 라이딩 후기였습니다.